2005년 08월 19일
아무것도 잃지 않으면서 기부하기

얼마전 아름다운 가게 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공익사업을 벌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처의 가게로 직접 가져다 주어도 되지만, 택배로도 부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몇몇 택배회사가 사회봉사 차원에서 무료료 해준다고 한다.

왠만한 물건은 인터넷으로 구입하다보니 집에 빈 상자가 많이 생긴다. 내 방에서 나가는 물건은 별로 없는데, 들어오는 상자들만 많았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상자가 하나 들어올때마다 그 상자를 다시 채워서 내보내리라 마음 먹었다. 사들이는 물건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내보내기가 부담스러워 구입을 좀 자제할 것도 같았다. 다행히(?) 책은 상자가 아니라 특유의 방식으로 마분지에 묶여져서 왔다.

처음에는 세팅기라던지 MP3 같은 것을 보냈지만, 그런 것은 금방 떨어졌다. 그래도 상자를 채우려고 하니 안 입는 옷 만한 것이 없다.
옷이란 유행을 타고 기분을 타게 마련이라 낡을 때까지 입는 일이 드무니, 입을 만 하지만 안 입는 옷들이 많기도 했다. 항상 입을 만한 예쁜 옷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상자를 채우려고 하니 금세 꽉꽉 찬다. 내가 아끼는 옷들을 과감하게 기증하기 때문이 아니다. 어느 구석에 들어간채로 지난 시즌 내내 꺼내보지도 않은 옷들이 그렇게 많던 것이다. 그래도 왠지 다시 입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망설여지는 것들도 있었지만, 막상 그 구석으로 다시 들어가면 다음 일년도 한번 꺼내보지 않은 채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보니 옷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다. 어머니가 내 옷을 사오는 것을 좋아하시는 바람에, 마음에 들지 않아 한번도 입지 않은 채 해가 지나가 버린 옷들도 있었다.

사실 유행이 지나가 버린건 둘째 치고라도, 내 옷들이 일반적인 크기의 옷들이 아니라 얼마나 도움이 될 런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으면서 무언가 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쓰지 않는 물건들은, 처음부터 없던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

아마 나 뿐이 아닐 것이다. 보통 젊은 여성들은 다들 그렇게 옷장을 채워놓고 있지 않을까.
새로 산 물건의 박스가 하나 생길 때마다 다시 채워서 기증하기를 해보자.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놀랄지도 모른다.
by nowhere | 2005/08/19 18:34 | Pensee | 트랙백(1) | 덧글(4)
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5/08/20 12:08

제목 : 2005년 8월 20일 이오공감
아무것도 잃지 않으면서 기부하기  by nowhere얼마전 아름다운 가게 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공익사업을 벌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근처의 가게로 직접 가져다 주어도 되지만...이 세상의 희망적인 직업은 무엇일까...  by 트윈드릴사회적으로 지탄도 많이 받고 욕도 먹고, 술먹은 환자에게 맞기도 하고 (그래도 경찰은 왜 안오는지...) 그래도 일반 사람들은 의사가 좋다고 생각해서 의학대학원 진학을...대안이 없다면 힘을 실어 주는 것이 대안이 아닐까요?  by 이름쟁이™축구협회의 기술......more

Commented by Nova_Mania at 2005/08/19 18:57
정말 좋은곳이군요 :$

이런곳이 많아지고, 이런것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런 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에베드 at 2005/08/20 13:28
저도 얼마 전에 대청소를 하면서 5년 이상 입지 않은 옷을 정리했더니 몇 박스나 나오더군요. 제가 직접 갖다주기엔 너무 많아서 '아름다운 가게'의 택배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기증 후에는 감사하다고 전화까지 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누는 기쁨이 더 크긴 한가봐요.
Commented by TayCleed at 2005/08/21 01:16
'아름다운재단'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가게'말이시군요. 저희 대학교에도 한번 찾아왔나보던데, 그 때는 전 지방집에 내려가있어서 보질 못했습니다. 그 후로 뭔가해서 찾아봤는데 정말 좋은 일들을 하고 있더라구요. 하아, 싸이월드에서 '아름다운가게' 미니홈피도 봤는데. 하하.
Commented by nowhere at 2005/08/21 13:24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택배로 직접 가지러 오시니까 편하더라구요. 인터넷 쇼핑을 즐기면 상자도 많이 생기잖아요. ^^;; 겸사겸사 정리도 하고, 안 입는 옷들이 너무 많은데 놀라면서 반성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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