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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소나무와 함께. by nowhere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소나무는 보통 나무들와는 다른 특별한 나무인 것처럼 배웠던 기억이 난다. 사시사철 푸른 잎과, 열대우림의 나무들처럼 쭉쭉 뻗기보다는 그동안 있었던 모든 고난을 보여주는 듯 비틀어진 나무둥치가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는 이유였던 것 같다. 애국가에서도 '남산 위에 저 소나무'가 등장했고, 선구자도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로 시작했다. '소나무가 우월하다'고 한 적은 없지만, 감나무나 사과나무 같은 것은 감상적이고 목가적인 나무이고, 미류나무나 버드나무 같은 것들은 풍경을 노래할 적에나 등장하는 나무인 반면 소나무는 무게있고 진지한 장면에서 등장하는 나무였다.

그리고 소나무는 어디에나 많기도 했다. 많아서 민족을 상징하는 나무가 된 것이기도 하겠지만, 민족을 상징하는 나무다 보니 많이 심어서 그런것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내 눈에 익은 나무들은 인공적으로 심긴 도심의 나무들이니 말이다.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을때도 유럽의 기차 밖 풍경 중에 가장 신기했던 것은 산이 없다는 것과, 나무들이 마지 젖가락 처럼 쭉쭉 뻗어 줄지어 있던 모습이다.
그래서 누가 수목만으로 어떤 나라를 표현한다면, 나는 외래종인지 토종인지 모르는 꽃들 사이에서도 소나무 한그루로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2006.07 파주 벽초지 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