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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 by nowhere

제목이 눈에 뛰어 집어든 책이었다.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니? '저소득층' 과 '시장'이라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 말 같지 않은가.

그러나 책의 내용은 한 마디로 하면, 반드시 저소득층은 기업의 사회환원 활동의 대상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중요한 고객집단일 수 있으며, 고소득층 위주로 사고하는 방식을 떠나 저소득층의 진정한 필요를 읽어내고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기업과 저소득층 양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 구매 가능한 가격의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이윤을 남길 수 없다거나, 손해되는 일이니 기업 입장에서는 꺼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기존의 상식이라면, 이 책은 그를 뒤집고 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는 인도에서 정부와 손 잡고 보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비누로 손씻는 습관을 알리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보건지식의 습득과 위생의식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건강상태가 개선될 뿐 아니라, 유니레버의 비누가 선전이 되고 유니레버의 시장이 커진다. 물론 유니레버의 비누는 서양의 고소득층을 위해 개발된 향기나 보습에 신경쓴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을 위해 개발된 단단한 비누.(도브와 비놀리아의 차이를 생각하면 될 듯)
일회용 삼푸나 린스가 개발된 것도 저소득층에게 어필하는 것이었다. 일회용이기 때문에 대용량을 사는 것보다 용량별로 따지면 더 비싸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사실 저소득층은 한번에 대용량 샴푸를 살만한 돈이 없는 것이다.

저소득층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남미 어느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집을 짓는다고 한다. 게다가 큰 돈이 없기 때문에 시멘트 조금, 벽돌 조금, 모래 등을 돈이 생길때마다 사서 모아두다가 방 하나씩 넓혀가는 식으로 짓는다고. 그런데 그러다 보면 도중에 유실되는 양도 있고 어느 재료만 남는 수도 있고 어느 재료만 부족해서 곤란한 수도 생긴다. 그래서 남미의 한 회사에서는 방하나 분의 재료를 묶어서 팔면서 집을 짓는 법에 대한 교육도 같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회사는 돈을 벌 수 있었고, 사람들은 유실되는 재료나 남아서 버리는 재료 없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프로세스 개선을 통하여 저소득층에게 혜택을 주면서도 이익을 낼 수도 있다. 백내장 수술로 유명한 안과도 있다. 그 안과 손님의 절반은 무료 환자들이다.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수술을 해주지만, 그 안과는 프로세스 개선과 집중을 통해 절반의 손님에게만 돈을 받고도 수익을 내고 있다. 물론 그 뒤에는 다른 병원보다 더 고된 노동을 감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많은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준다고 해서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끊임없이 독지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소개된 사례들은 사실 한국의 저소득층과는 거리가 있다. 절대적인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인 집단적으로 모여있는 인도나 남미의 사례이기는 하다. 하지만 새로운 마케팅, 새로운 제품, 새로운 프로세스로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필요한 재화를 적당한 가격에 공급하면서도 회사가 번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저소득층의 삶이 좀 더 나아지도록 돕는 것과 기업활동이 반드시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문제가 생긴다고 거액을 기부해버리는 것보다 이런 활동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기업으로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무자르듯 잘라서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게으른 태도 아닐까. '어쩔 수 없어' 라고 넘겨버리지 않으면 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까. 

덧글

  • 우와 2006/09/22 07:18 # 삭제

    너무 훌륭하신 제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구체적으로 적용가능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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