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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16일
'쇼핑' 이라는 단어는 고된 노동이라기 보다는 부유층의 취미같아 보이는 면이 있다. 단순히 재화를 건네주고 그 댓가로 어떤 물품을 얻어오는 일이 아니라, 그 이상의 활동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러나 '조달'이라고 하면 느낌이 다르다.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내가 고르는 일이라 해도 어느 정도가 지나면 '조달'이 되어버린다. 물론 돈이 아주 많아서 두번 생각안하고 일단 괜찮다 싶은것을 사들일 수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 있겠다. 그런 것이 진정한 '쇼핑'이라면, 이러저러한 물건을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품질로 사들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이 '조달'이다. 예전에는 쇼핑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점점 조달이 되어간다. 예를 들면, 겨울에 입을 스웨터를 사는 것. '적당한' 스웨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얼마전에는 인터넷 행사할때 유니클로에서 4벌을 사버렸다. 물론 행사로 인해 싸게 산 것은 기분이 좋지만, 그것은 흔히 말하는 쇼핑의 즐거움이라기보다는 필요한 의복을 싸게 구매한것의 기쁨이랄까. 어차피 내 취향에 맞는 샤랄라풍이 아니라 사회생활에 적합한 '적당한 이너웨어'가 필요한 것이 었기 때문에. '필요'에 의한 구매였기 때문에 사실 이런것 내가 직접 안 하고 누군가 대신 해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조달'이다. 결국, 원해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쇼핑'이라면 필요해서 구매하는 것은 '조달'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꼭 필요한 것' 만 사면서도 즐겁자면은 그런 필요가 등장하는 경우 자체가 비교적 드물어서, 그 자체를 하나의 체험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갑자기 필요가 몰려든다거나 하면 처음에는 즐겁다가 곧 난감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최근 각종 살림을 사들이고 있다. 처음에는 발품을 좀 팔았지만, 이젠 발품 팔기도 귀찮아서 주로 인터넷이다. 손품을 줄여주는 가격비교싸이트가 요즘처럼 고마운적이 없다. 남들은 예쁜 찻잔이니, 침구니, 가구를 사면서 즐거워 한다는데 심지어 주변 사람들이 나 대신 신나하기 까지 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스트레스가 쌓이나를 생각해본 결과 얻어진 결론. 결국 나는 '갖고 싶은 것' 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사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찻잔이나 커텐 같은 것들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선택에 있어 나름의 기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좋아'라고 생각하다가도 막상 구매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항상 다른 옵션에 대하여 검토하고 가격대 성능을 따져보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 사고나서 후회하는 것은 거의 없지만, 사고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사기 전에 들이는 수고도 만만지 않은 것 같다. 그나마 인터넷이 생기고나니 스스로 '까칠함'을 자처하는 분들이 꼼꼼한 비교쇼핑기를 올려주어 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권한위임'이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사실상 '위임'이란 달리 말하면 '믿고 시킴' 아니던가. 마땅히 '위임'할만한 사람이 없는 우리같은 평범한 이들에게 이러한 생생후기들은 서로서로에 대한 '원격 권한위임'이자 '정보품앗이'. 듣는 사람이 가려들을 능력만 있다면 인터넷 시대의 미덕이다. 최근 조달 스트레스로 시달리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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